한재협 사역을 돌아보며

최준성
2023-07-26

한재협 사역을 돌아보며

최준성(회계사, 삼정회계법인 이사)

 

하나님을 신뢰하며 이웃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억지스러움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 안에서 자연스럽게 되어지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주어지는 은혜와 믿음으로 삶을 살아낼 때, 주신 비전과 소명을 따라 이루어지는 교회 및 단체의 운영과 사역은 아름다운 것이 되어지고 이웃에게 하나님의 아름다운 성품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지 않겠느냐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마주하는 우리에게 들려오는 소식은 부정 부패로 인해 세상에 지탄을 받고 손가락질 당하던 교회와 봉사를 하고 섬기겠다는 비영리 단체의 망가짐 이었습니다. 일부의 문제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그 어느 곳 보다 투명하여야 하는 곳이 아닌가 하였던 그들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이웃 중 하나인 나에게도 들려오는 소식은 실망감이었습니다.

 

섬기는 교회 및 이전에 만났던 목회자분들에게, 그리고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님과의 대화를 통해 재정투명성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나서 확인한 공통적인 반응은 두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교회와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단체는 투명하여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이상적인 동의와, 두번째는 투명성을 현실 속에 구현해 내는 것에 대한 실무적인 어려움이었습니다.

 

보이지 않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이라는 그늘 아래, 보이지 않게 사용되어져야 할 재산과 그것을 두고 동일한 마음을 갖지 못할 때 상대방에 대한 믿음에 대한 판단으로 이어지는 현실의 모습, 투명하게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자에게 자신을 향한 의심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목회자 분들의 모습 등 현실적으로 한국 교회와 단체의 운영에 뿌리 깊이 내재되어 있는 관습은 투명성을 덧입히기에 아직은 이른 것은 아닌가 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세상에서 들려오는 교회의 부정 부패, 그리고 투명성은 동의하나 현실적으로 이루어 내기에는 시기상조 또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목회자, 사역자 분들을 만나면서 과연 하나님을 신뢰하며 이웃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어질 수 있는 것이기에 지켜보아야 하는 영역은 아닐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한재협이 설립된 것도, 존재하고 있는 이유도 분명히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크게 쓰실 것을 믿고 바라고 있습니다. 목회자분들과 대표님들이 동의하던 단체의 투명성을 현실 속에 녹여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한재협이 해야 하는 일이구나 생각해보지만, 여전히 그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다만, 추상적이겠으나 우리의 사역의 그 시작은, 그들을 돕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에서부터 그들을 바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서 보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투명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나 그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투명성을 위해서 부딪히게 되는 이슈가 무엇들인지 그리고 그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대안은 무엇인지를 제안할 수 있는 협회가 된다면 어느 곳에 방문하여 이야기하여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재정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실행위원의 한사람으로 저 역시도 그 고민과 행함에 부족함이 가득하나 기도하면서 제 자신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고 한재협의 쓰임 받기를 위해 헌신해 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