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회계정보 투명성

황호찬
2024-04-27

선교와 회계정보 투명성

황호찬 (탄자니아 선교사)

 

어느 조직이나 회계 투명성 확보는 필수요건이다. 이 요건은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적용되며, 지역 및 국가를 막론하고 모든 조직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회계정보의 투명성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만약 회계정보가 실체(reality)와 다르게 포장되면 그에 근거하여 이후 이어지는 수많은 의사결정이 잘못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잘못된 정보에 의한 투자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그 조직이 속한 공동체로부터의 신뢰를 상실하여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교지에서의 회계 투명성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선교지의 교회 혹은 비영리단체는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하다. 이에 따라 조직의 생존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회계제도의 개선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 쉽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이든 회계 투명성은 여전히 수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로는 첫째, 우리 모두는 사명자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청지기 사명을 주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우리를 부르셨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조직일지라도 주님께 하듯(골 3:23) 맡겨진 자원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사전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보고하는 모든 절차가 투명해야 한다.

 

둘째, 내부통제제도의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리를 사전에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교회 재정과 교회 리더(목회자 혹은 재정 담당자 등) 개인 간의 재정 구분이 분명치 않아 교회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즉 교회의 재정이 적절한 통제절차가 없이 개인 목적으로 오용되는 경우가 있다. 내부통제제도의 수립 및 강화는 이러한 불합리성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탄자니아에는 비영리단체 ADIT (Accountability and Discipleship In Tanzania)가 설립되었다. ADIT는 최근 탄자니아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된 기관으로, 위에서 열거한 회계 투명성 제도의 수립 및 보급, 그리고 제자훈련을 통한 탄자니아 교회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우리 모두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선교사다. 그러나 간혹 복음 전파에 최우선을 두다 보니 선교사 자신은 물론 섬기는 교회 혹은 비영리단체의 회계 투명성에 대해서는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선교사역에 많은 지장을 준다.

세상 어느 곳에 있든지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백성이며, 우리가 섬기는 곳은 어디나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 있다. 신실한 청지기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회계 투명성 증진에 관심을 두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 진실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주 앞에서뿐 아니라, 사람 앞에서도 선한 일에 조심하려 함이라” (고후 8:21)